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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년 다이어터의 무월경 그리고 기능의학 이야기

  소요시간 : 2-3분
  무리한 다이어트로 대사나 면역력 저하, 무월경, 만성피로 같은 문제를 겪고 있나요?
  이것 저것 다 해봐도 몸의 불편함이 나아지지 않는 분들이라면 한 번 읽어보세요.

“ 나처럼 건강하게 사는 사람도 없는데.. “

나름 건강하게 산다고 사는데, 어느 순간 체중은 줄지 않고, 몸은 오히려 더 붓는 것 같고, 속은 편하지 않고, 자주 면역력이 떨어져 감기에 걸리거나 자도 자도 피곤한 적이 있나요? 거기에 한 달에 한 번 찾아오는, 반갑지 않은 친구도 불규칙해지기도 하고요. 나중에는 아예 생리를 안 하게 되는 상태까지 이르기도 하죠. 이런 상태가 무려 1년 넘게 지속된다면 어떨 것 같나요?
그것은 제 이야기이자, 주변에 수많은 다이어트 여정을 겪은 친구들의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수능이 끝나자마자 시작된 저의 다이어트 여정은 어느덧 10년이 넘었는데요. 30대가 되고 나서야 비로소 “이제는 다이어트 안해요” 라고 말하게 되었지만, 그것이 어떤 목표치를 달성했다거나, 원하는 몸이 되었다거나, 다이어트가 필요 없어졌거나 해서는 아닙니다. 체중계 숫자나 겉으로 보여지는 몸의 형태보다 중요한 무언가를 발견했기 때문이지요.

무월경 원인, 1년을 찾아 헤매다

무리한 다이어트로 인해 생리가 멈추게 되는 원인은 주로 에너지 부족과 호르몬 불균형, 체중 감소 등에 의해 발생합니다. ‘무리함’의 정의는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저의 경우 아래와 같은 무리한 시도들을 지속해왔어요.
비현실적 식단
하루 1,000kcal 이하 섭취
단백질 섭취 부족
비건 빵으로 밥 대체
채식 고수
과도한 운동
하루 3시간씩 운동
아침, 저녁 두 번에 걸친 운동
피곤하거나 아파도 운동 강행
잠 부족
하루 5시간 이내 수면
새벽 2시 지나서 잠드는 습관
지금 생각해보면 당시에 이런 원인을 몰랐던 것은 아니었습니다. 다만 건강하게 먹는 것의 즐거움이 컸고, 비건이라는 신비로운 세계를 계속 경험하고 싶었고, 운동을 하며 얻는 에너지를 포기할 수 없었을 뿐이죠. 그러다 한계가 왔던 시점은 한 달에 한 번 해야하는, 하면 싫지만 안 하면 더 스트레스 받는 그 친구가 6개월 이상 찾아오지 않았을 때였어요.
제일 먼저 찾아간 곳은 당연히 산부인과였는데요. 여러 곳을 돌아다니며 별별 검사를 다 해봐도 몸에 이상이 있는 부분은 없었고, 그렇게 정확한 원인을 말해줄 수 없었던 의사 선생님들이 공통적으로 권하신 건 단 하나였어요.
“ 다이어트 그만하세요. ” ” 탄수화물을 조금 더 먹어봐요. ”
혹여나 뇌하수체 문제일까봐 대학병원에서 3개월을 기다려 뇌 MRI 검사까지 받고 나서도 똑같은 답을 듣고는 답답한 마음에 좌절하기도 했습니다. 권한 방법대로 탄수화물을 더 먹어보려고도 하고 식사량을 늘려보기도 했지만 체중만 늘어날 뿐 생리주기가 다시 시작되진 않았으니까요.

돌고 돌아 만난 기능의학

그렇게 답답한 나날이 이어지다가 우연히 저와 비슷한 경험을 겪은 분의 이야기를 글로 만났어요. 매일 같이 산을 타는 여성 분이셨는데 겉으로는 굉장히 건강한 삶을 사는듯 보였으나 실제로는 원인 모를 무기력함과 피로함 그리고 무월경 증상으로 나름의 고충을 겪고 있었다는 지극히 개인적이고도 솔직한 글이었죠.
고개를 끄덕끄덕 공감하며 읽어내려가다, 글의 말미에 적혀있던 네 글자에 눈이 갔어요. #기능의학. 결론부터 말하면, 저의 무한 공감을 불러 일으킨 그 분은 결국 기능의학 검사와 치료를 통해 문제를 해결했습니다. 기능의학 대체 뭐길래? 그 때부터 폭풍 검색을 시작했어요.
기능의학(Functional Medicine)은 환자의 상태를 부분이 아닌 전체적으로 이해하고 질병의 근본적인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 개인화된 치료 방법을 적용하는 현대 의학의 한 분야인데요. 정확한 원인을 알 수 없는 몸의 불편한 증상에 대해 생리학적, 생화학적, 유전적 요소와 환경 요소를 종합적으로 평가하기도 하고, 개인의 유전자나 생활 양식, 환경 요인, 심리사회적 상황 등을 고려하여 질병을 예방하고 관리하는 방법을 제시하기도 해요.
기존의 증상 중심 치료 방식과는 달리 질병을 단순히 증상의 집합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그 증상들이 복잡하게 연결되어 있는 원인과 결과의 네트워크로 이해하는 방식이예요. 다양한 질환에 적용될 수 있는데 대표적으로는 만성 질환, 자동면역 질환, 심혈관 질환, 소화기 질환, 대사성 질환, 정신 건강 문제 등이 포함된다고 합니다.

내가 만난 기능의학 검사

검색을 마치고,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기능의학 검사를 받을 수 있는 가정의학과 전문병원에 찾아갔어요. 해볼 수 있는 검사는 다 해보고 싶었죠. 지금 내 몸이 겪고 있는 불편한 증상들의 원인을 알고 싶은 마음이 컸으니까요. 기능의학에서 받는 검사에는 여러 가지가 있는데요. 간략하게 소개하면 다음과 같아요.
1.
혈액검사: 기본적인 혈액검사 혹은 세부적인 영양소, 지방산, 수분 및 단백질 농도 등의 세부 정보를 파악하는 검사
2.
유전자검사: 개인의 유전자 특성을 바탕으로 한 체질 분석, 질병 예방 및 관리
3.
미생물 검사: 장내 미생물 균형 등을 확인하여 관련 질환을 예방하고 치료하는데 도움을 주는 검사
4.
호르몬 검사: 각종 호르몬 레벨을 측정하여 내분비계 질환 혹은 기능의 신호를 파악하는 것
5.
알레르기 검사: 개인이 발생하는 알레르기 원인 및 과민 반응을 파악하는 것
6.
영양 및 독소 검사: 개인의 영양상태와 독소 노출정도를 파악하는 것
검사 결과를 통해 새롭게 알게된 사실은, 제게 ‘장누수증후군(Leaky Gut Syndrom)’ 이라는 질환이 있었다는 거였어요. 그래서 조금만 먹어도 복부 팽만이나 소화계 증상이 자주 나타났고, 건강하게 먹어도 영양분이 충분히 몸에 흡수되지 않기 때문에 전반적인 대사 상태나 면역력이 좋지 않을 수 밖에 없었고요. (장누수증후군에 대해서는 다음 글에 이어서 설명해보도록 할게요.)
이런 몸 상태에서 적게 먹고, 과하게 움직이고, 잠은 덜 자는 습관이 계속되면서 극도의 에너지 소비와 과한 스트레스를 몸에 가하니 자연스럽게 성장호르몬, 갑상선 호르몬, 부신피질호르몬, 그리고 배란을 조절하는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 프로게스테론의 분비 및 기능이 저하되었던 것이고 이로 인해 생리 불규칙, 무월경(생리가 없는 상태) 등의 문제가 발생했던 것이죠.
결론적으로, 현재는 관련된 치료와 생활습관에 조금씩 변화를 주면서 다시 규칙적으로 생리를 하게 되었답니다. 아직 3개월밖에 되지 않았지만 장기전이라고 생각하고 계속해서 저의 몸을 탐구하려고 해요.
물론 기능의학이 모든 질환에 완벽한 해결책은 아닙니다. 일부 성격의 복잡한 질환은 전통적인 치료법과 결합할수록 더 좋은 결과를 볼 수 있는 경우도 있거든요. 전반적으로 기능의학은 다양한 질병에 대한 통합적인 접근을 추구한다는 점에서 좋은 치료 방법론으로 간주되고 있지만 무엇보다 본인의 일상 속에서의 작은 실천들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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